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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온라인 중독에 신음하는 10대] 범죄의 문턱, 온라인 도박

February 5, 2018

김모(16ㆍ고1)군을 온라인 도박의 덫에 빠뜨린 건 작년 초 휴대폰으로 날아온 스팸문자 한 통이었다.

감사 이벤트로 마일리지를 5만점(5만원)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호기심에 해당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성인인증 없이 이메일 주소와 은행 계좌만으로 접속이 됐다. 처음 접한 게임은 홀짝 중 하나를 선택해 돈을 베팅한 뒤 결과를 지켜보는 간단한 방식이었다. 틀리면 베팅한 돈을 잃지만 맞히면 배당금이 쏠쏠했다. 이벤트 마일리지를 잃은 뒤 1,000원씩 베팅을 시작했다. 적은 돈이라 ‘잃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2만원 가량을 잃었다. 그러다 ‘이것만 하고 끝내자’라는 심정으로 한번에 1만원을 걸었는데 8만원 가까운 돈을 땄다. “나도 쉽게 돈을 벌 수 있구나” 싶었다.

 

김군이 손을 대는 게임 종류도 점점 다양해졌다. 사다리타기, 달팽이게임, 그리고 스포츠 경기 결과에 베팅하는 불법 스포츠토토까지. 돈을 따는 날은 드물었고, 운 좋게 따더라도 고스란히 도박에 재투입됐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와 지인들로부터 조금씩 빌린 돈은 금세 1,000만원까지 불어났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찾은 김군은 “빚이 늘어나고 있지만 한 방이면 갚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는 카지노 등 도박 산업에 매우 엄격하다. 국내 카지노는 강원랜드 한 곳을 제외하고는 내국인들은 이용할 수 없다. 해양수산부가 카지노 선사를 통한 크루즈 산업 육성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금세 수면 아래로 묻혔다.

한쪽(오프라인 도박)을 억누르니, 다른 쪽(온라인 도박)이 팽창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 불법도박 시장의 규모는 2012년 17조985억원이던 것이 2016년 25조355억원으로 불어났다. 전체 도박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22.8%에서 29.9%로 치솟았다.

 

특히 청소년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카지노와 달리 온라인 도박은 청소년들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2015년 말 진행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중ㆍ고교생 중 3만명 가량이 위험수위 이상의 문제군, 12만명 가량이 중독 직전의 위험 수준에 이른 것으로 진단됐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도박 중독 및 위험군이 5명 중 1명 꼴에 달한다.

 

청소년의 온라인 도박 중독은 한 개인에서 끝나지 않는다. 활발한 관계 형성기의 청소년은 도박 등 부작용도 또래 친구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 이런 점을 이용해 대부분의 온라인 불법도박사이트는 게임 이용자가 친구를 추천하면 보상금으로 게임포인트를 적립해 주겠다며 또 다른 청소년을 유혹한다. 범죄로도 이어진다. 청소년 도박을 홍보하고 이들이 꾸준히 도박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중간책’ 역시 상당수가 청소년들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수원지검이 불법도박 범죄단체 조직원 74명을 검거했는데, 이중 10명이 10대 청소년이었다. 권선중 침례신학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학교 폭력 형태가 때리거나 괴롭혀 금품을 빼앗는 단순 폭력이었다면, 최근에는 주변 친구와 후배 등을 도박으로 내몰고 조직적으로 갈취하는 형태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의 도박은 그 강한 중독성 탓에 성인이 되어서도 벗어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조사를 보면 도박 중독에 빠진 성인 도박자의 3명 중 1명(32%)은 15세 이전에 처음 도박을 시작했다고 한다.

 

스마트폰 등 온라인기기의 발달은 청소년 도박을 갈수록 부추기는 요인이다. 황현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은 “도박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생 헤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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